시(詩)
문영, 어느 봄날
kimbook
2007. 7. 25. 10:02
어느 봄날
문영
낮에 오던 가랑비에
목련꽃 떨어진 자리가 젖어
겨울나무 끝에 떠 있던
까치집에 불 켜졌느냐고
밤 빗소리에 잠 못 이루는
몸이 자꾸만 자리를 옮겨다닌다
행운목 아래 민달팽이 가족
집 없어 젖어 산다고
가진 것 없이 몸뚱이 하나로
누항의 세월 건널 수 있어 좋겠다고
봄비에 부황드는 마음이
바보처럼, 따라 젖는다
---문영, 어는 봄날, 창작과비평 2007년 봄호(137), 창비(2007년 3월 1일)---
*오늘 봄비는
바보가 따라 젖기에 좋다.
마음의 부황이
오늘 밤
잠들지 못하게 할 것 같다.
지금 時間
밤 12時 33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