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김왕노, 개들
kimbook
2007. 10. 5. 23:23
개들
김왕노
남들이 너를 개라고 부른다
너를 개라고 부르는 자도 개다
개라고 불러도 말리지 못하는 나도 개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 집 나온 개다
비루먹은 개다
털갈이 할 수 없는 계절
온몸이 근질거려 울던
달 쳐다보며 울던
본성이 살아나 더 먼 곳으로 간 이름을 우우 부르던 개
우리를 키우고 간 것도 개 같은 세월이었다
아직도 어둠만 보면 으르릉거리는
자꾸 어금니가 근질거리는 우리는 개다
우리의 밥그릇을 넘나보면
온몸으로 으르릉거리는 슬픈 개다
---김왕노, 슬픔도 진화한다, 시작시인선 0012, 천년의 시작(2002년 10월 30일)---
*개다.
개같은 세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