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이원, 아파트에서 1
kimbook
2007. 11. 13. 22:35
아파트에서 1
이원
한 남자의 두 손이 한 여자의
양쪽 어깨를 잡더니 앞뒤로
마구 흔들었다 남자의 손이
여자의 살 속으로 쑥쑥 빠졌다
여자가 제 몸속에 뒤엉켜 있는
철사를 잡아 빼며 울부짖었다
소리소리 질렀다
여자의 몸에서 마르지 않은
시멘트 냄새가 났다
꽃 피고 새가 울었다
---이원,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334, 문학과지성사(2007년 9월 28일 2쇄)---
*오늘도
어느 아파트에서
'꽃 피고 새가 우는' 것을 보았다.
알 수 없는 게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