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이면우, 기러기
kimbook
2007. 11. 21. 23:19
기러기
이면우
다 저녁때 하늘에서 내려온 수백개 섬들 가느다란 목을 제 죽지에 묻고
잠드는 밤 여러번 지나갔다 그래, 날개 접으면 새도 섬이 되는 줄 겨우 알
았다.
섬 주인네 편케 자라고 일찍 불 끄고 누운 밤, 물결 높고 새도록 눈 내
려 일렁이는 섬 등에 눈 섬 하나씩 더 얹혔다 새하얀 징검다리 생겼다 그
제야, 호수 건너 마을에 만나야 될 사람이 간절해졌다.
---이면우, 기러기, 창작과비평 2007년 겨울호(통권138), 창비(2007년 12월 1일)---
*
눈이다.
저 숫눈 위를 걸어 어디로 갈까?
오늘 밤에 달도 보이지 않는다.
기러기,
섬 되겠다.
징검다리 되겠다.
간절한 사람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