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왈(曰曰)

새신랑은 좋겠다.

kimbook 2008. 7. 30. 11:11

아리따운 신부님이 오셨다네요.

낮술에 취해

평택 어디 소공원에서 땀을 식히다가

전화했더니, 그러대요.

방금 퇴근하고...

 

곧바로,

"안녕하세요"란 목소리가 들려오대요.

(생각컨대, 이 상황은 일 나갔다가 온 서방님이

'샤워'하고, 웃통까고, 오늘밤도 으흐흐흐...

하며, 근육을 은근히 뽐내고,

이쁜 색시는 연분홍 아오자이 입고,

오른팔에 걸고 있던 수건으로

새신랑의 얼굴을 살살 닦아주는 것은 아닌가, 하고...)

 

월남말을 모르는 나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더니,

"감사합니다"라고 하더군요.

(저한테 감사할 것이 무엇 있겠습니까만,

사실, 새신랑 잘 생겼잖아요.

술 마시다 제 손 잡고,

어쩌구저쩌구 할 때는,

이 친구가 혹시...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의 손을

따땃하게, 포근히, 은근히(?) 잡거든요.

전날 왔다고 하니,

한국에서의 첫날밤은

총각인 저도 짐작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까 당연히, 이쁜 색시는

저한테까지도 감사하다는 게 아닌가, 하고...)

 

제가 또 한마디 했죠.

(이건 비밀입니다)

그리고, 또

새신랑과 몇마디...

좋아서 죽을 지경입디다.

애써 감추려고 하는 것이

눈에 선합디다.

그리고,

똑,하고 전화를 끊었죠.

(이쁜 색시가 이제는

새신랑의 등을 또 살살 닦아주는 것이 아닌가, 하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