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송수권, 물꽃

kimbook 2008. 9. 8. 22:30

물꽃

 

송수권

 

세월이 이처럼 흘렀으니

그대를 잊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오늘도 채석강 가에 나와 돌 하나 던집니다

강은 온몸으로 경련을 일으킵니다

상처가 너무 깊은 까닭입니다

상처가 너무 큰 까닭입니다

돌 하나가 떠서 물 위에 꽃 한 송이 그립니다

인제는 향기도 빛깔도 냄새도 없는 그것을

물꽃이라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채석강 가에 나와 돌 하나 던집니다

 

---송수권, 격포에 오면 이별이 있다, 문학의전당 시인선 43, 문학의전당(2008년 2월 15일)---

 

*당신에게

 나도,

 돌

 하나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