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성선경, 진경산수眞景山水 · 4

kimbook 2012. 5. 21. 21:11

진경산수眞景山水 · 4

 

성선경

 

일요일이었다.

마당에는 동백이 한 그루 서 있었다.

아버지는 흠, 흠, 헛기침을 하고

빚을 받으러 온 아저씨는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아드님이 공부를 참 잘한다지요?"

아버지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고는

 

―피똥을 싸누만

 

순간 마당의 동백이

각혈咯血을 했다.

 

---성선경, 진경산수, 서정시학시인선 053, 서정시학(2011년 8월 10일)---

 

*84쪽, "똥매산에는 매구가 산다"

 1聯 11行, '밥 일곱 마지기'는 '밭 일곱 마지기'

 

*내는

 '피똥'을 싼 날이 없었다.

 '공부를 참 잘하지' 못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