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르 바예호, 손뼉과 기타
손뼉과 기타
세사르 바예호(César Vallejo, 1892-1938)
지금, 여기, 우리끼리,
내게 오렴, 네 몸을 손으로 데리고 와,
그리고 함께 저녁을 먹고 삶의 한 순간을
두 개의 삶으로 만들자. 하나는 우리 죽음에 선사하고.
지금, 내게 완전히 오렴, 제발 내 이름으로 불평하고,
네 손이 끌고 오는 네 영혼 안에 있는
어두운 밤의 불빛을 향해
우리 자신에게서 살금살금 도망가자.
이리 와, 그래, 너 자신에게, 그래.
나란히 걸으면서 우리 둘의 짝짝이 발걸음을 보고,
이별의 발걸음을 재보자.
돌아올 때까지! 다시 볼 때까지!
무지한 우리들이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다시 돌아올 때까지 , 안녕!
총, 그게 나한테 뭐 그리 중요해?
내 말 들어봐.
좀 들어봐. 내가 서명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총알이 쫓아온다 해도 그게 뭐 그리 중요해?
총이 네 체취 안에서 연기를 뿜는 거,
그 총알이 네게 뭐 그리 중요해?
오늘 당장, 한 장님의 팔로
우리 별 무게를 달아보자.
그리고 네가 내게 노래 한 곡 부르면, 울자꾸나.
예쁜아, 오늘 당장, 내 두려움을 향해
네 자신 있는 걸음, 확실한 걸음이 왔구나.
우리 자신에게서 탈피하자, 나란히 나란히.
장님이 될 때까지!
돌아오고 싶어 목놓아
울 때까지!
지금 우리 사이로
너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손으로
데리고 오렴.
그리고 함께 저녁을 먹고 삶의 한 순간을
두 개의 삶으로 만들자. 하나는 우리 죽음에 선사하고.
지금, 내게 오렴, 제발
무슨 노래라도 부르고
네 영혼 안에서 만지렴, 손뼉을 치면서.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때까지 안녕!
떠날 때까지, 안녕!
---세사르 바예호(César Vallejo), 고혜선,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세사르 바예호 시선집, 다산책방(2017년 9월 5일)---
*그래도 난
총이 필요해.
손뼉을 치면서
빵 빵 빵 빵 빵
막
쏴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