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최영미, 꽃샘추위

kimbook 2020. 1. 7. 21:58

꽃샘추위


최영미


찬바람 속에 봄을 숨겨놓은

3월이 제일 춥다


겨울이 끝나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봄이 오기도 전에

두터운 외투를 치우고


당신을 숨겨놓은 방은 춥지 않았지


---최영미, 다시 오지 않는 것들, 이미 01, 이미(초판 4쇄, 2019년 7월 21일)---


*'온돌' 같던 당신의

 몸을 기억한다.


 털갈이의 시간이 언제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잊은 '척'한 시간이 꽤 길다는 것이

 '꽃샘추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