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쓸한 역
허순위
신설동역에선
스카프를 고쳐 맬 동안에 장갑을 잃었다.
살갗에 지퍼를 달자
호주머니가 몸 안에 있을 때
내가 잃어버린다라는 말과 이별할까?
---허순위, 말라가는 희망, 고려원시인선 20, 고려원(1992년 3월 30일)---
*헌책은행(송파구청앞 지하, 02-2202-7479)에서
그냥 오기가 뭐해서 산 詩集이다.
언젠가
어느 전철역 의자에서
누군가와 이별한 장갑을 본 적이 있다.
이제
'이별'이라는 말과 이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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