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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권5

송진권, 소나기 지나가시고 소나기 지나가시고 송진권 그렇지 마음도 이럴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소나기 한줄금 지나가시고 삽 한자루 둘러메고 물꼬 보러 나가듯이 백로 듬성듬성 앉은 논에 나가 물꼬 트듯이 요렇게 툭 터놓을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물꼬를 타놓아 개구리밥 섞여 흐르는 논물같이 아랫배미로 흘러야지 속에 켜켜이 쟁이고 살다보면 자꾸 벌레나 끼고 썩기나 하지 툭 타놓아서 보기 좋고 물소리도 듣기 좋게 윗배미 지나 아랫배미로 논물이 흘러 내려가듯이 요렇게 툭 타놓을 때도 있어야 하는 거라 ---송진권, 원근법 배우는 시간, 창비시선 483, 창비(초판 1쇄, 2022년 10월 24일)--- *"벌레나 끼고 썩기나 하"는 날들이 물꼬 튼 논물 같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2023. 6. 23.
송진권, 고소한 돈 고소한 돈 송진권 김밥집에서 김밥 먹고 만 원을 내니 김밥 썰던 아주머니가 김밥 썰다 말고 앞치마 주머니에서 거스름돈을 꺼내 주신다 돈에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참깨도 하나 묻어 있다 ---송진권, 정인하, 어떤 것, 문학동네 동시집 74, 문학동네(2019년 9월 27일)--- *난, 왜? 왜? 왜? 모든 .. 2020. 3. 10.
송진권, 정인하, 어떤 것, 문학동네 동시집 74, 문학동네(2019년 9월 27일) *땡삐 : '땡벌'의 방언(57쪽) 2020. 1. 21.
송진권, 그 저녁에 대하여 못골 19 그 저녁에 대하여 못골 19 송진권 뭐라 말해야 하나 그 저녁에 대하여 그 저녁 우리 마당에 그득히 마실 오던 별과 달에 대하여 포실하니 분이 나던 감자 양푼을 달무리처럼 둘러앉은 일가들이며 일가들은 따라온 놓아먹이는 개들과 헝겊 덧대 기운 고무신들에 대하여 김치 얹어 감자를 먹으며 앞섶을 .. 2011.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