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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림5

윤제림, 수몰(水沒) 수몰(水沒) 윤제림 만나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싶었으나, 밤새 끌어안고 전부터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사랑의 동작들과 먼 나라 구름으로부터 배운 새로운 체위를 다 한 번씩은 해보고 싶었으나, 나 없는 새에 너무 커지고 깊어지고 넓어진 그대, 발가락 끝이나 간질이다 돌.. 2015. 7. 14.
윤제림, 우리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 우리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 윤제림 노회한 연적戀敵들은 곧잘 이런 푯말을 내걸어 우리를 따돌리곤 한다 통제구역, KEEP OUT, 立入禁止, 접근하면 발포함 당신이 하릴없이 돌아설 때, 그들은 울 너머에서 쾌재를 부르며 웃는다 벼엉신……! 정말 쏘는 줄 알고. 그 곁엔 필경, 아.. 2011. 11. 5.
윤제림, 가정식 백반 外1 *가정식 백반* 윤제림 아침 됩니다 한밭식당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는, 낯 검은 사내들, 모자를 벗으니 머리에서 김이난다 구두를 벗으니 발에서 김이 난다 아버지 한 사람이 부엌 쪽에 대고 소리친다, 밥 좀 많이 퍼요. *사람의 저녁* 내가 가도 되는데 그가 간다. 그가 남아도 되는데 내가 남았다. ---윤.. 2009. 9. 17.
윤제림, 친구 하나를 버린다 친구 하나를 버린다 윤제림 친구는 어디 두고 혼자 오느냐고 여관집 주인이 물으면 나는 네가 저 철쭉동산을 넘어가더라고 말하거나,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새 숙소를 마련했다고 아름답게 말하지 않을란다. 그보다는, 어느 겨울 새벽 유곽에서처럼 네 이름 뒤에 욕지거리나 보탤란다 금방 .. 2008.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