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5 김소연, 손아귀 손아귀 김소연 탁상시계를 던져본 적이 있다 손아귀에 적당했고 소중할 것도 없었던 것을 방바닥에 내던져 부서뜨려본 적이 있다 부서지는 것은 부서지면서 소리를 냈다 부서뜨리는 내 귀에 들려주겠다는 듯이 소리를 냈다 고백이 적힌 편지를 맹세가 적힌 종이를 두 손으로 맞잡고 천.. 2019. 9. 21. 김소연, 있고 되고 있고 되고 김소연 홍옥이 있었지 우연히 만난 농부가 건네준 강물에는 구름이 천리강산도千里江山圖를 펼치고 있어 그림의 귀퉁이를 접는 돌 하나 빗방울들을 태운 채 정박해 있지 거위가 우점준雨點皴으로 삼박삼박 걸어오고 있어 저 걸음걸이를 필사한 예술가들을 이끌고 구석구.. 2012. 6. 19. 김소연, 너를 이루는 말들 너를 이루는 말들 김소연 한숨이라고 하자 그것은 스스로 빛을 발할 재간이 없어 지구 바깥을 맴돌며 평생토록 야간 노동을 하는 달빛의 오래된 근육 약속이라고 해두자 그것은 한 번을 잘 감추기 위해서 아흔아홉을 들키는 구름의 한심한 눈물 약속이 범람하자 눈물이 고인다 눈물은 통곡이 된다 통.. 2011. 4. 4. 김소연, 바다를 보러 가야겠다 수많은~~~ 바다를 보러 가야겠다 수많은 그를 수장하고 돌아선 바다 보러 가야겠다 내 눈물로 그 수위를 높였던 동해 바다에 가야겠다 먹장구름 삼키며 사나 운 파도가 나를 삼키며 나는 세상를 삼키며 세월을 물쓰듯 썼던 그 시절들 보러 가야겠다 김소연 내가 신화 속에 존재할 먼 미래에 대해 궁.. 2007. 6. 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