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깜빡했어요
깜빡했어요 김기택 저런 저런,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있었어요. 하마터면 큰 실수할 뻔했네요. 제가 요즘 이렇다니까요. 도대체 뭘 하고 사는 건지. 그것도 모르고 있는 사이에 어어, 냄비가 넘치고 있어요, 아니, 그 사람이 제멋대로 넘쳐, 탁자 바닥이, 잠깐만, 넘치는 물부터 잠글게요. 미안해요, 통화하느라 깜빡했어요 물이 넘치는데도 정수기가 그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전 이런 일이 터질 걸 다 알고 있었어요. 그때 제가 그랬잖아요, 그 사람이, 잠깐만요, 지금 마룻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어요. 이건 저만 알고 아직 아무도 모르는 얘기인데요, 절대로 냄비 밖으로 새 나가면 안 돼요. 안 보이는 구석이나 틈으로 흘러 들어가면 곰팡이나 바퀴벌레나 날벌레에게 퍼질 수도 있어요. 이건 당신한테만 ..
2023.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