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손한 손
고영민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
---고영민, 공손한 손, 창비시선 297, 창비(2009년 1월 20일)---
*
참 따뜻했던 손이다.
저 손으로
소불알도 만지고...
신랑 불알도 만지고...
내가,
부끄러워지는 손이다.
한없이 '공손한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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