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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고영민, 공손한 손

by kimbook 2009. 3. 16.

공손한 손

 

고영민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

 

---고영민, 공손한 손, 창비시선 297, 창비(2009년 1월 20일)---

 

*

 

참 따뜻했던 손이다.

 

저 손으로

소불알도 만지고...

신랑 불알도 만지고...

 

내가,

부끄러워지는 손이다.

 

한없이 '공손한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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