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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김지율, 빨간 컨테이너

by kimbook 2015. 2. 2.

빨간 컨테이너

 

김지율

 

누가 있는 것 같아

저 안에,

내가 움직일 때마다

새가 움직인다

 

누군가 저 안에, 있잖아

새는 나를 보고

테이블을 본다

 

동시에 불에 타고 물에 잠기면서

온몸에 불이 붙은 채

떠내려가고 있었다

 

붉은 목소리를

꽉 물고

뼈와 뼈 사이

마른번개가 친다

 

저 안에 누군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어

 

남아 있는

한쪽 눈에서

움직이는 새가

나를 쳐다본다

 

저 안에 또,

누가

 

---김지율, 빨간 컨테이너, 창작과비평 2014년 가을호(통권 165호), 창비(2014년 9월 1일)---

 

*'동시에 불에 타고 물에 잠기면서'...

 

  '저 안에 누군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어'

 

  그런 날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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