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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이원, 아파트에서 1

by kimbook 2007. 11. 13.

아파트에서 1

 

이원

 

한 남자의 두 손이 한 여자의

양쪽 어깨를 잡더니 앞뒤로

마구 흔들었다 남자의 손이

여자의 살 속으로 쑥쑥 빠졌다

여자가 제 몸속에 뒤엉켜 있는

철사를 잡아 빼며 울부짖었다

소리소리 질렀다

여자의 몸에서 마르지 않은

시멘트 냄새가 났다

꽃 피고 새가 울었다

 

---이원,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334, 문학과지성사(2007년 9월 28일 2쇄)---

 

*오늘도

 어느 아파트에서

 '꽃 피고 새가 우는' 것을 보았다.

 

 알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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