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가고
朴正萬(1946-1988)
청산아, 꽃 피는 날이 사라졌다.
저 눈물 어린 고개 위에
꽃 피고 달 뜨던 나의 청춘,
오라, 나의 청춘이 사라졌다.
이젠 이렇게 하자.
이를 갈다 밤이 물러나 앉으면
귤썽밤이나 씹으며
그리운 얼굴이나 죽도록 생각하자.
사랑, 흥, 그런 것이라고.
더럽게도
그런 것이라고. 그런 것이라고.
그러고는 나의 청춘, 나의 靑山
청산아, 사랑이 떠나갔다.
저 가뭇없는 안개 속으로
꽃 지고 달 지던 나의 청춘,
가라, 나의 청춘이 떠나갔다.
---朴正萬遺稿詩集, 그대에게 가는 길, 실천문학의 시집 56, 실천문학사(1988년 12월 5일 재판)---
*그의 이름이
며칠 전
아무개 신문에 오르내렸다.
모두,
떠나간...
靑山 속으로...
나도
안개 속을 걸어
靑山으로 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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