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동안의 휴식
강성은
숲을 수색하던 무리들이 사라졌다 두번째 수색대가 파
견되었다 세번째 수색대가 파견되었다 네번째 수색대가
파견되었다 다섯번째 수색대가 파견되었다 사라진 수색대
의 인원이 파악되지 않았다 숲에서 찾던 것이 무엇이었는
지 잊혀졌다 이따금 숲에서 새들이 날아올랐다 아무도 숲
속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아무도 숲속에서 나오려 하
지 않았다 그리고 겨울이 왔다 눈 쌓인 숲에서 발자국들이
걸어나왔다 발자국을 따라갔던 무리들이 발자국이 되어
걸어나왔다 계속해서 발자국들은 쏟아져나왔다 발자국 위
에 발자국을 찍으며 어디론가 행진했다 아무도 서로를 알
아볼 수 없었다 아무도 서로를 찾지 않았다 숲이 멀어지고
있었다
---강성은,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시선 303, 창비(2009년 6월 22일)---
*"'아무도 서로를 찾지 않았다.
'술'이 멀어지고 있었다."
백년의 휴식에 들어간 사람도 있다.
봄날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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