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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강성은, 백년 동안의 휴식

by kimbook 2011. 5. 7.

  백년 동안의 휴식

 

  강성은

 

      숲을 수색하던  무리들이 사라졌다  두번째 수색대가 파

  견되었다  세번째  수색대가  파견되었다 네번째  수색대가

  파견되었다  다섯번째 수색대가 파견되었다 사라진 수색대

  의  인원이 파악되지  않았다  숲에서 찾던 것이 무엇이었는

  지 잊혀졌다  이따금 숲에서 새들이 날아올랐다  아무도  숲

  속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아무도  숲속에서 나오려 하

  지 않았다  그리고 겨울이 왔다  눈 쌓인 숲에서 발자국들이

  걸어나왔다  발자국을  따라갔던  무리들이  발자국이  되어

  걸어나왔다  계속해서 발자국들은 쏟아져나왔다  발자국 위

  에  발자국을 찍으며  어디론가 행진했다  아무도 서로를 알

  아볼 수 없었다  아무도 서로를 찾지 않았다  숲이 멀어지고

  있었다

 

---강성은,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시선 303, 창비(2009년 6월 22일)---

 

*"'아무도 서로를 찾지 않았다.

   '술'이 멀어지고 있었다."

 

  백년의 휴식에 들어간 사람도 있다.

 

  봄날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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