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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장석남, 묵집에서

by kimbook 2007. 6. 10.

묵집에서

 

장석남

 

묵을 드시면서 무슨 생각들을 하시는지

묵집의 표정들은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

 

나는 묵을 먹으면서 사랑을 생각한다오

서늘함에서

더없는 살의 매끄러움에서

떫고 씁쓸한 뒷맛에서

그리고

 

아슬아슬한 그 수저질에서

사랑은 늘 이보다 조심스럽지만

사랑은 늘 이보다 위태롭지만

 

상 위에 미끄러져 깨져버린 묵에서도 그만

지난 어느 사랑의 눈빛을 본다오

묵집의 표정은 그리하여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

 

---박상순 외, 2006 제51회 現代文學賞 수상시집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 현대문학(2005년 12월 20일)---

 

*사랑의 추억은

 "~~떫고 씁쓸한 뒷맛에서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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