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집에서
장석남
묵을 드시면서 무슨 생각들을 하시는지
묵집의 표정들은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
나는 묵을 먹으면서 사랑을 생각한다오
서늘함에서
더없는 살의 매끄러움에서
떫고 씁쓸한 뒷맛에서
그리고
아슬아슬한 그 수저질에서
사랑은 늘 이보다 조심스럽지만
사랑은 늘 이보다 위태롭지만
상 위에 미끄러져 깨져버린 묵에서도 그만
지난 어느 사랑의 눈빛을 본다오
묵집의 표정은 그리하여 모두 호젓하기만 하구려
---박상순 외, 2006 제51회 現代文學賞 수상시집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 현대문학(2005년 12월 20일)---
*사랑의 추억은
"~~떫고 씁쓸한 뒷맛에서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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