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좋아진다
안정옥
한 밤중에 전화 걸어 말 , 늘어 놓을때 곧 좋아진다 말했지
여러번 곧 ,좋아진다고 그윽한 꽃잎 들 듯 , 다 들어주었지
우습게도 어느날 내가 그 말 듣고 싶어 다른 이가 그랬듯
나도 새벽 두시에 시인에게 전화 걸어 곧 , 좋아진다는 말을
해달라고 했지 짜증 섞인 바람 들으며 나는 남과 달라
곧 , 좋아진다는 말 때문에 이른 저녁 , 이른 사람과 말 많지만
그의 눈 ,그의 부풀은 입술만 품었지 곧 , 좋아졌던가
곧, 나빠지고 조금 좋아지고 그런 것이 뜨고 지는 달 편 아닌가
호랑가시나무 , 보리수 , 상사화 그대로다 그것들이 무기
어둡거나 슬프거나 그것들도 무기 , 곧 , 좋아진다
---안정옥, 시안 2006 가을호(33호), 詩眼社(2006년 9월 1일)---
*새벽 두시에
"시인 님, 뭐 하세요?"라는 문자를 받은
시인을 알고 있다.
그 시인도
'어둡거나 슬픈 무기'들 버리고
곧, 좋아질 것이다.
쉼표가 어려운 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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