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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안정옥, 곧, 좋아진다

by kimbook 2007. 7. 14.

곧, 좋아진다

 

안정옥

 

한 밤중에 전화 걸어 말 , 늘어 놓을때 곧 좋아진다 말했지

여러번 곧 ,좋아진다고 그윽한 꽃잎 들 듯 , 다 들어주었지

우습게도 어느날 내가 그 말 듣고 싶어 다른 이가 그랬듯

나도 새벽 두시에 시인에게 전화 걸어 곧 , 좋아진다는 말을

해달라고 했지 짜증 섞인 바람 들으며 나는 남과 달라

곧 , 좋아진다는 말 때문에 이른 저녁 , 이른 사람과 말 많지만

그의 눈 ,그의 부풀은 입술만 품었지 곧 , 좋아졌던가

곧, 나빠지고 조금 좋아지고 그런 것이 뜨고 지는 달 편 아닌가

호랑가시나무 , 보리수 , 상사화 그대로다 그것들이 무기

어둡거나 슬프거나 그것들도 무기 , 곧 , 좋아진다

 

---안정옥, 시안 2006 가을호(33호), 詩眼社(2006년 9월 1일)---

 

*새벽 두시에

 "시인 님, 뭐 하세요?"라는 문자를 받은

 시인을 알고 있다.

 그 시인도

 '어둡거나 슬픈 무기'들 버리고

 곧, 좋아질 것이다.

 

 쉼표가 어려운 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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