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문 앞까지 따라나와
전동균
어젯밤엔 세 차례나 병원을 다녀왔다
악귀에 사로잡힌 듯, 말도 못하고
온몸 덜덜 떠시는 어머니
낡은 프라이드 뒷좌석에 싣고
진눈깨비 치는 거리를 질주했다
잠깐 소파에서 졸다가
밥도 못 먹고 출근하는 아침
어느새 새 옷 갈아입고 화장하신 어머니
문 앞까지 따라나와
걱정스레 물으신다
--야야, 이 한밤중에 어디가노?
---전동균, 함허동천에서 서성이다, 세계사 시인선 116, 세계사(2002년 12월 5일)---
*캄캄한 밤,
현관문 따고 들어오면,
'저녁 먹어라'는
어머니 목소리 들린다.
문턱에 사과가 놓여 있거나
빵 한조각이 놓여 있을 때도 있다.
어머니의 마음이다.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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