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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박두규, 山門

by kimbook 2007. 8. 13.



山門
-사랑

 

박두규


세상 보따리 싸들고
山門을 나오는데
이적지 말 한마디 걸어오지 않던
물소리 하나 따라나온다.
문득 그대가 그립고
세월이 이처럼 흐를 것이다.

뒤늦게 번져오르는 山벚꽃이여
온 산을 밝히려 애쓰지 마오.
끝내 못한 말 한마디
계절의 接境을 넘어
이미 녹음처럼 짙어진 것을.


---박두규, 당몰샘, 실천문학의 시집 134, 실천문학사(2001년 7월 10일)---

 

 

 

 

*그렇다.

 창밖으로도 綠陰이다.

 

 짙다.

 물소리도 놓치고

 흘러간 것은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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