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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김정환, 마누라

by kimbook 2008. 1. 31.

마누라

 

김정환

 

있는 듯 없는 듯 혹시

없으면 참 좋은 듯하다가

보고 싶지도 않은데 괜히

혹시 술값 좀 내라고 부르면

정말 괜히 나와서 이 술 저 술 흡족하다가

과하여 토하는 감자탕집.

세상에서 제일 뒤늦은,

어여쁜 뒤늦음의

토하는 마누라다.

어감도 마누라다.

토해놓고 그 옆에 쓰러진 마누라다.

산다는 거 정말

웃기게 슬퍼서, 시큼하게

감동적인 때가 있다

 

---김정환, 드러남과 드러냄, 강(2007년 5월 15일)---

 

*난 모른다.

 

 '토해놓고 쓰러진 마누라'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시큼하게'

 '감동적인 때'도 없다.

 

 '마누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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