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김정환
있는 듯 없는 듯 혹시
없으면 참 좋은 듯하다가
보고 싶지도 않은데 괜히
혹시 술값 좀 내라고 부르면
정말 괜히 나와서 이 술 저 술 흡족하다가
과하여 토하는 감자탕집.
세상에서 제일 뒤늦은,
어여쁜 뒤늦음의
토하는 마누라다.
어감도 마누라다.
토해놓고 그 옆에 쓰러진 마누라다.
산다는 거 정말
웃기게 슬퍼서, 시큼하게
감동적인 때가 있다
---김정환, 드러남과 드러냄, 강(2007년 5월 15일)---
*난 모른다.
'토해놓고 쓰러진 마누라'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시큼하게'
'감동적인 때'도 없다.
'마누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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