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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문정희, 날벌레의 시

by kimbook 2012. 11. 17.

날벌레의 시

 

문정희

 

나는 한 번도 사랑에 이겨본 적이 없다

씨앗처럼 온몸을 던질^ 뿐이다

그때마다 불꽃일 뿐이다

 

허공을 사랑한 것일까

아무 것도 없는 벽!

돌진하는 순간

한 방울 야성의 핏방울이 전부이다

 

그것이 너에게 주는

나일 뿐이다

 

^미겔 데 우나무노.

---문정희, 카르마의 바다, 중앙문예시선 020, 중앙북스(2012년 9월 28일, 초판 2쇄)---

 

*너에게

 줄

 

 내가 없다.

 

 '짐승만도 못한' 아니,

 '날벌레만도 못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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