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세 모금
윤재철
술 마시며
처음 세 모금을 사랑해라
이 잡놈아
처음엔 입 가시고
두 번째 맛을 보고
세 번째 비로소 느끼나니
끝이다
네 번째부터는 습관이 된다
따끈한 찌개 국물도
자장면도 그러하다
키스도 그러하다
꽃도 새 울음도 그러하다
처음 세 모금이 행복하나니
나머지는
길고 외로운 습관이다
---윤재철, 썩은 시, 솔(2013년 8월 12일)---
*나의 대부분이 습관이다.
습관인지 아닌지
누구에겐가
꼭 물어볼 것이 마음 속에 있다.
질문도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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