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날 부르신다
이봉환
아이야아이야, 엄마는 요새 자꾸 누군가를 부르신다 어
릴 적의 날 부르시는 겐지 그냥 아무에게나 칭얼대시는 겐
지 무언가가 슬쩍 스치기라도 하면 아야아야, 하고 앓으
신다
똥을 주무르고 주사기도 빼버린다는 전화가 온다 담당
의사 말조차 안 들어서 어찌할 수가 없으니 두 손을 좀 묶
어두면 안 되겠냐고,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가 엄마 손을
붙잡고 허둥대는데
아이야, 아이야, 느그 집에 가면 안 되겠냐는 엄마의
눈빛
---이봉환, 응강, 반걸음 시인선 5, 반걸음(초판 2쇄, 2020년 3월 13일)---
*얼마전 치매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친구가 있다.
그 친구,
매일 밤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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