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식 백반*
윤제림
아침 됩니다 한밭식당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는,
낯 검은 사내들,
모자를 벗으니
머리에서 김이난다
구두를 벗으니
발에서 김이 난다
아버지 한 사람이
부엌 쪽에 대고 소리친다,
밥 좀 많이 퍼요.
*사람의 저녁*
내가 가도 되는데
그가 간다.
그가 남아도 되는데
내가 남았다.
---윤제림, 그는 걸어서 온다, 문학동네(2008년 4월 21일)---
*친구가 많이도 말했었다.
'밥 좀 많이' 달라고...
이제, 내가 남았다.
'저녁'이면
무조건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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