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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이정록, 더딘 사랑

by kimbook 2007. 6. 8.

더딘 사랑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이정록, 의자, 문학과지성시인선 313, 문학과지성사(2006년 4월 24일 2쇄)---

 

*사랑은 더디지 않다.

 

한 번 지나면

그 모습을 오래도록 볼 수 없다.

 

사랑은

'눈 깜짝할'

결국, '순간(瞬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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