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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김용택, 당신 外 1

by kimbook 2007. 6. 12.

당신

 

김용택

 

작은 찻잔을 떠돌던 노오란 山菊차 향이 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 호수의 잔물결이 붉게 물들어 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 않은 달콤한 꽃향이 가슴 언저리에 맴돕니다

 

모르겠어요

 

온몸에서 번지는 이 향이

 

산국 내음인지 당신 내음인지

 

나 다 젖습니다

 

 

내 여자

 

나는 그대가 좋답니다

 

은영아! 하고 산에 대고 부르고 싶지요

 

은영아! 하고 바람결에다가 부르고 싶지요

 

나는 혼자 바람 부는 산을 보며 진짜 그렇게 부를 때가 있답니다

 

---김용택, 그래서 당신, 문학동네(2006년 6월 1일, 1판 3쇄)---

 

 

*그렇지요. 모두가 그렇지요.

 '당신'에게 모두 젖어서

 오랜 세월 흘렀지요.

 

 '으녕'이라는 이름,

 '어디'에선가

 불러보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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