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현
마지막 가르침인가
낫을 든 아버지 허리 굽히면
무더기 벼 온몸 풀썩 엎드려
아무도 모르게 큰 절 올리네
아버지가 지나는 자리 큰 절 끝없고
피땀 흐르는 노을 무렵
하늘인지 땅인지 알 수 없게
깊이 엎드린 아버지의 맞절
---안창현, 외계행성으로, 시와정신 시인선3, 시와정신사(06. 8. 25)---
*安詩人은 不肖다.
전에는 소[牛]만도 못했는데
이제는 벼만도 못하다.
아니다.
옛날부터 벼만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不肖다.
이런 詩가 생각난다
아버지와 코스모스
햇살아래
벼, 잠들거나 서성이고
아버지 홀로
벼를 베고 계셨다.
논 가운데
아버지 얼굴만큼
코스모스 하나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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