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최두석
세상모르고 당당히 가던 길 있었지
가파른 비탈이지만 의연히 걷던 길 있었지
사명감에 골똘히 앞만 보며 치닫던 길 있었지
외로움의 칡뿌리 씹으며 터벅거리던 길 있었지
대낮에는 사라지고 별빛에 은은히 빛나던 길 있었지
---최두석, 꽃에게 길을 묻는다, 문지시인선 273, 문학과 지성사(2003년 6월 12일)---
*길은 있었지만
난 가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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