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
조용미
언젠가 살았던 생을 다시 한 번, 똑같이
살아내고 있다는 분명한 느낌
이 생을 알 것 같다, 이제야 알겠다
내일도 과거인 이 생을
모든 슬픔이 낯익다
뼛속까지 다 들여다보이는 아픔이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하루다
겪지 않아도 다 알겠는 사랑이다
이렇게 뻔히 만져지는 삶을
나는 새카맣게도 모르고 살았구나
이전의 누군가의 삶을, 그 누군가의 나였던 삶을
나는 왜 또 되풀이하여 살고 있는 것일까
몸서리치는 생이다
---조용미, 타인의 삶, 문학수첩 2009년 가을호(통권 27호), 문학수첩(2009년 8월 14일)---
*내 삶인데도
정말,
'몸서리치는 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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