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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조용미, 타인의 삶

by kimbook 2009. 10. 1.

타인의 삶

 

조용미

 

언젠가 살았던 생을 다시 한 번, 똑같이

살아내고 있다는 분명한 느낌

 

이 생을 알 것 같다, 이제야 알겠다

내일도 과거인 이 생을

 

모든 슬픔이 낯익다

뼛속까지 다 들여다보이는 아픔이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하루다

겪지 않아도 다 알겠는 사랑이다

 

이렇게 뻔히 만져지는 삶을

나는 새카맣게도 모르고 살았구나

 

이전의 누군가의 삶을, 그 누군가의 나였던 삶을

나는 왜 또 되풀이하여 살고 있는 것일까

 

몸서리치는 생이다

 

---조용미, 타인의 삶, 문학수첩 2009년 가을호(통권 27호), 문학수첩(2009년 8월 14일)---

 

*내 삶인데도

 정말,

 '몸서리치는 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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