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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장석원, 당신의 형식

by kimbook 2010. 10. 25.

당신의 형식

 

장석원

 

당신은 지금 허공에 물려 있다

당신은 절반의 그림자

당신은 돌아서려는 것일까 등 뒤로

당신은 손을 내미는군

 

이곳에서 영원히 멈추려는 것인가 당신

햇빛 쪽으로 한 발 내디뎌

바람처럼 넓어지려는 것인가

당신은 정말로?

 

당신의 겨울을 통과하네

그 밖의 모든 것을 위해

당신은 혼자 울고 있는 것인가

그 밖의 모든 것들 때문에

당신은 문득 나를 생각하겠지만

 

플랫폼과 역사 지붕 너머

8시의 은행나무 한 그루 떠올리겠지만

 

이곳의 당신은 지금 막

나를 지나쳐 흘러가고 있다

 

안녕 당신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장석원, 태양의 연대기, 문학과지성 시인선 356, 문학과지성사(2008년 11월 27일)---

 

*나는 당신의 봄을 통과하고 있는데,

 당신은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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