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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박소유, 자줏빛 紫

by kimbook 2011. 9. 16.

자줏빛 紫

 

박소유

 

이 빛을 보면 불안하다

몸 아픈 곳을 짚어내는 빛이며

깊게 스며들어 뼛속까지 아린 자주감자고

혓바닥까지 늘어진 자목련 꽃잎이며

피 터지게 싸우고 난 수탉의 볏이다

구구절절, 피 멍 든 생들은

처음부터 그런 빛 그런 몸을 지녔으니

더 아플 것 없겠다 쉽게 말하지 마라

세상이 온통 자줏빛이다

누구는 상처를 꽃으로 읽지만

나는 벌써 꽃이 상처로 보인다

 

---박소유, 어두워서 좋은 지금, 시작시인선 0129, 천년의시작(2011년 5월 30일)---

 

*아프다.

 

 함백산 지나 은대봉 금대봉 지나

 내리막 길이 내 정강이에 상처를 만들었다. 

 

 자줏빛 상처는 꽃으로 읽을 수 없는

 無知에 아직도 속 깊은 아픔이 있다.

 

 

*36쪽 세번째, '구두 끝이 다 헤어졌다'

                   '구두 끝이 다 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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