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줏빛 紫
박소유
이 빛을 보면 불안하다
몸 아픈 곳을 짚어내는 빛이며
깊게 스며들어 뼛속까지 아린 자주감자고
혓바닥까지 늘어진 자목련 꽃잎이며
피 터지게 싸우고 난 수탉의 볏이다
구구절절, 피 멍 든 생들은
처음부터 그런 빛 그런 몸을 지녔으니
더 아플 것 없겠다 쉽게 말하지 마라
세상이 온통 자줏빛이다
누구는 상처를 꽃으로 읽지만
나는 벌써 꽃이 상처로 보인다
---박소유, 어두워서 좋은 지금, 시작시인선 0129, 천년의시작(2011년 5월 30일)---
*아프다.
함백산 지나 은대봉 금대봉 지나
내리막 길이 내 정강이에 상처를 만들었다.
자줏빛 상처는 꽃으로 읽을 수 없는
無知에 아직도 속 깊은 아픔이 있다.
*36쪽 세번째, '구두 끝이 다 헤어졌다'
'구두 끝이 다 해어졌다'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진권, 그 저녁에 대하여 못골 19 (0) | 2011.09.21 |
---|---|
이창수, 불구경 (0) | 2011.09.19 |
유안진, 소금호수 (0) | 2011.09.10 |
유홍준, 버드나무집 女子 (0) | 2011.09.09 |
조정권, 머나 먼…… (0) | 2011.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