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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안도현, 외딴집

by kimbook 2013. 7. 11.

외딴집

 

안도현

 

그해 겨울

나는 외딴집으로 갔다

발목이 푹푹 빠지도록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나는 어두워지기 전에

외단집에 가서

눈 오는 밤 혼자

창을 발갛게 밝히고

소주나 마실 생각이었다

신발은 질컥거렸고

저녁이 와서

나는 어느 구멍가게에 들렀다

외딴집까지 얼마나 더 걸리겠느냐고

주인에게 물었다

그는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외딴집이 어디 있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안도현,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창비시선 239, 창비(2004년 9월 15일)---

 

*그래도 나는,

 "외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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