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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박미란, 문

by kimbook 2019. 8. 1.

  


   박미란


  오래된 집 앞에서 서성거렸다 붉은빛이 다른 빛을 잡

아먹고 아름드리 꽃나무가 우거진,


   비스듬히 안이 보였지만 선뜻 들어갈 수 없었다 한 발

들여놓으면 귀밑머리 희끗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았다


   언젠가 푸르스름한 칠이 벗겨진 대문을 열고 이끌리듯

마당에 들어갔던 적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였을까


   그 어떤 일에도 넘어서기 힘든 당신이 버티고 있었다


---박미란, 누가 입을 데리고 갔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23, 문학과지성사(2019년 2월 8일)---


*맘은 닫혀 있고...

문도 닫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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