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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문태준, 누가 울고 간다

by kimbook 2007. 6. 10.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문태준, 가재미, 문학과지성 시인선 320, 문학과지성사(2006년 7월 21일)---

 

*내 '가슴속에 붉게 번지고 스민'

 바로 '그것'이

 저절로 튀어나올려고 한다. 

 

 오늘은 가끔씩

 시원한 바람도 불었다.

 그 바람같은 그리움은

 내게 도착하지 않았다.

 

 일상(日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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