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문태준, 가재미, 문학과지성 시인선 320, 문학과지성사(2006년 7월 21일)---
*내 '가슴속에 붉게 번지고 스민'
바로 '그것'이
저절로 튀어나올려고 한다.
오늘은 가끔씩
시원한 바람도 불었다.
그 바람같은 그리움은
내게 도착하지 않았다.
일상(日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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