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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이경림,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by kimbook 2009. 9. 9.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이경림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집에서 집까지가 너무 멀어서

자동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택시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가네

모두 지나가네

 

가도 가도

내 집은 없고

네 집도 없고

우리 집도 없고

구만리장천만 무섭게 펄럭이는데

 

어쩌자고 저기,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햇빛이 철없이 쨍한 거리에

꽃들이 철없이 환한 거리에

 

만장같이

꽃상여같이

아아,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정희성 외,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추모시집, 화남(2009년 7월 10일)---

 

*

 2009년 5월 29일(金), 盧武鉉 前大統領 國民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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