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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유안진, 신이 신발인 까닭

by kimbook 2009. 9. 22.

신이 신발인 까닭

 

유안진

 

발이 있어야

말은 말발이 서고

글도 힘센 글발이 되고

현이 없는 기타소리라도 발만 달아주면

소릿발이 되어 빗발을 불러오고

빗발은 서릿발로 다시 눈발로 몸을 바꾸고

눈에는 핏발이 서야만

시선도 눈길로 열려서 발길을 재촉해

발만 달아주면 마당도 마당발이 되어

끗발 날릴 수 있다니까

 

신을

왜 신발이라고 하는지 이제 알겠네.

 

---유안진, 거짓말로 참말하기, 시작시인선 0101, 천년의시작(2008년 9월 30일)---

 

*

 

이 발로도 '끗발' 날릴 수 있었으면...

 

아주 알맞은 '신발' 있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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