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허초희
이홍섭
아침에 본 꽃과 저녁에 본 꽃은 왜 그리 다른지요. 당신이 보며 자란 백일
홍도 그러했는지요. 꿈속과 꿈밖은 왜 그리 다른지요. 당신이 무수히 걸려
넘어진 문턱도 그러했는지요. 내 신발과 다른 사람의 신발은 왜 그리 다른지
요. 댓돌 위에 놓인 당신의 신발도 그러했는지요.
문고리를 잡다가 늘 손가락을 다치는 당신, 문턱을 넘다가 늘 발목을 다치
는 당신,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요. 백일홍은 또 몸을 떨었는지요.
---이홍섭, 난설헌 허초희, 문학동네 2011년 가을호(통권68호), 문학동네(2011년 8월 22일)---
*싸랑해, 싸랑해, 싸랑해.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윤이, 가을 아욱국 (0) | 2011.10.18 |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Tomas Tranströmer), 나무와 하늘(The Tree and the Sky) (0) | 2011.10.09 |
이하석, 상응 (0) | 2011.10.01 |
도종환, 풍경 (0) | 2011.09.28 |
김종길, 부음란 (0) | 2011.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