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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김이듬, 나 말고는 아무도

by kimbook 2011. 12. 11.

나 말고는 아무도

 

김이듬

 

올해 막바지 팔에 금이 갔다

 

빙판에 미끄러졌나 보지

결국 그 선배 멱살을 잡았구나

친구들은 제각기 한마디씩 던지고

가만히 등 뒤로 와서 너는

자해한 거 아니냐며 킬킬거린다

 

얼마나 멋진 밤인가

어둡고 캄캄하고

 

우리는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은 욕망으로 가득 차서

구체관절인형을 가지고 놀듯 서로를 만지작거린다

 

---김이듬, 말할 수 없는 애인,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391, 문학과지성사(2011년 4월 5일)---

 

*킬킬거린다.

 

'너 말고는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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