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남호섭
풀 뜯는 소가 똥 눈다.
긴 꼬리 쳐들고
푸짐하게 똥 눈다.
누가 보든 말든
꼿꼿이 서서
푸짐하게 똥 눈다.
먹으면서 똥 눈다.
---남호섭, 선생님 놀아요, 창비(2007년 1월 10일)---
*생각난다.
방학이면 어미소 끌고
풀 먹이러 갔었다.
(우리동네에서는 '소띳끼기(소 풀 뜯기기)'라 했다)
한 손엔 책 한권 들고
바위에 앉아 냇물에 발 담그고,
그러다 그러다,
이쁜아이 생각에 슬그머니
'고추'를 쓰다듬던 시절,
우리소는
'똥 싸면서 풀 먹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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