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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남호섭, 똥

by kimbook 2012. 8. 22.

 

남호섭

 

풀 뜯는 소가 똥 눈다.

 

긴 꼬리 쳐들고

푸짐하게 똥 눈다.

 

누가 보든 말든

꼿꼿이 서서

푸짐하게 똥 눈다.

 

먹으면서 똥 눈다.

 

---남호섭, 선생님 놀아요, 창비(2007년 1월 10일)---

 

*생각난다.

 

 방학이면 어미소 끌고

 풀 먹이러 갔었다.

 (우리동네에서는 '소띳끼기(소 풀 뜯기기)'라 했다)

 

 한 손엔 책 한권 들고

 바위에 앉아 냇물에 발 담그고,

 그러다 그러다,

 이쁜아이 생각에 슬그머니

 '고추'를 쓰다듬던 시절,

 

 우리소는

 '똥 싸면서 풀 먹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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