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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김규린, 빈손 흐르는 강

by kimbook 2012. 2. 20.

빈손 흐르는 강

 

김규린

 

한적한 낚시터에 누덜누덜

뜯기다 버려진 찌꺼기가 삶이다

강물은 보시처럼 넉넉히 흐르지만

차마 빈손 펴지 못하는 목숨들도 있다

살 떨리게 죽음을 품어본 이는

죽음을 더 이상 내포 않듯

강물은 이제

빈손 어질게 굽어보지 않는다

 

울지마라 울지 마

너무 젖어서

죽은 새를 안을 수도 없다

 

---김규린, 열꽃 공희, 시작시인선 0127, 천년의시작(2011년 3월 15일)---

 

*강물도 슬프다.

  죽은 새도 슬프다.

 

  우리들의 강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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