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흐르는 강
김규린
한적한 낚시터에 누덜누덜
뜯기다 버려진 찌꺼기가 삶이다
강물은 보시처럼 넉넉히 흐르지만
차마 빈손 펴지 못하는 목숨들도 있다
살 떨리게 죽음을 품어본 이는
죽음을 더 이상 내포 않듯
강물은 이제
빈손 어질게 굽어보지 않는다
울지마라 울지 마
너무 젖어서
죽은 새를 안을 수도 없다
---김규린, 열꽃 공희, 시작시인선 0127, 천년의시작(2011년 3월 15일)---
*강물도 슬프다.
죽은 새도 슬프다.
우리들의 강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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