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
우대식
가끔 신(神)을 부르고 싶다. 머리를 조아리고 울고 싶
다. 모든 파도와 물결이 끝난 오후에, 다시 신도 잊어버
리고 물속의 잠에서 깨어난 생명처럼 죄짓고 살고 싶
다. 나는 여태 이것을 위해 살았나 보다. 살고 싶다는
말을 하기 위해, 죄짓고 싶다는 말을 하기 위해. 어느
때도, 나도 기도는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 안심이다.
---우대식, 설산 국경, 문예중앙시선 024, 문예중앙(2013년 1월 31일)---
*나도, 안심이다.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수복, 잠깐만요 (0) | 2013.04.18 |
---|---|
김점용, 너도바람꽃 (0) | 2013.04.12 |
김주대, 태산(泰山)이시다 (0) | 2013.04.09 |
이혜미, 측백 그늘 (0) | 2013.03.21 |
황동규, 마른 국화 몇 잎 (0) | 2013.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