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김수복
강 건너가는 바람결이
북망(北邙) 넘어가는 제 옷자락을 부여잡고
잠깐만요
이제 막 지는 저 꽃잎
이제 막 넘어가는 저 저녁노을
이제 막 깨어나는 저 무덤
잠깐만요
잠깐만요
꽃잎은 꽃가지 위에서
노을은 저녁 하늘 위에서
무덤은 산허리 위에서
목을 내놓고,
잠깐만요
잠깐만요
애타게 부르는 저 손짓
---김수복, 외박, 창비시선 355, 창비(2012년 12월 20일)---
*친구의 삼촌이 돌아가셨다.
며칠 전,
친구는 아버지와 삼촌(작은아버지)을 찾았다 한다.
초췌한 모습에,
친구의 아버지는
봉투 하나를 내밀며,
'노잣돈 삼아 잘가라' 했다 한다.
'형도, 곧 갈테니 기다리라'했다 한다.
삼촌도 '그러마'라고, 하는 것 같았다 한다.
冥福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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