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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김점용, 너도바람꽃

by kimbook 2013. 4. 12.

너도 바람꽃

 

김점용

 

애인이

다른 사람, 아니

다른 사람과 바람을 쐬러간다고

약간 더듬거리며 말했다

난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잘 다녀오라고 했다

 

다다음 날 그녀는

바람꽃이 많이 피었더라며

꽃의 이름을 들려주었다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 들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직접 보지는 못했어도

이름만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점용,  메롱메롱 은주, 문학과지성 시인선 383, 문학과지성사(2010년 10월 5일)---

 

*나는 '나도바람똥',

 자기는 '너도 바람꽃'.

 오호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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