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668 황동규, 영포(零浦), 그 다음은? 영포(零浦), 그 다음은? 황동규 자꾸 졸아든다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다음은 그대 한발 앞서 간 영포. 차츰 살림 줄이는 솔밭을 거치니 해송 줄기들이 성겨지고 바다가 몸째 드러난다. 이젠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영포 다음은 마이너스 포(浦). 서녘 하늘에 해 문득 진해지고 해송들 .. 2007. 6. 7. 고영민, 어머니 괴담 어머니 괴담 고영민 난 강남의 목화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관광 버스를 대절하여 시골에서 올라온 당신은 끝동 푸른 한복을 화사하게 차려입고 목화꽃처럼 나타나셨는데 폐백을 드릴 때 당신을 업고 나는 首尾山을 돌듯 넓은 방을 한 바퀴 돌고, 돌고, 돌았는데 사모관대를 걸친 막내아들이 .. 2007. 6. 7. 한송정, 놀았다 놀았다 한송정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이는 개미와 놀았다 어느 날 아빠가 떨어져 아이와 놀던 개미가 죽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이는 또, 개미와 놀았다 ---문학동인지 지난 꿈, 2004년 봄(창간호)--- *오늘은 봄비와 봄눈이 내리고, 내가 갔던 아파트에는 노는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집개미와 놀고 있.. 2007. 6. 7. 정진규, 삽 삽 정진규 삽이란 발음이, 소리가 요즈음 들어 겁나게 좋다 삽, 땅을 여는 연 장인데 왜 이토록 입술 얌전하게 다물어 소리를 거두어들이는 것일 까 속내가 있다 삽, 거칠지가 않구나 좋구나 아주 잘드는 소리, 그 러면서도 한군데로 모아지는 소리, 한 자정子正에 네 속으로 그렇게 지나가는 소리가 난.. 2007. 6. 7. 이전 1 ··· 164 165 166 1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