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668 강정, 밤의 저편으로부터 그가 밤의 저편으로부터 그가 강정 잠 못 드는 몸을 거슬러 잠깐 앉았다 떠나려 하는 바람의 몸통을 잘라 죽은, 죽은 것처럼 빛이라곤 없는 당신의 얼굴을 꺼낸다 어둠이 스캔하는 시간의 잔해들 당신의 기별로 산산조각난 내 얼굴이 멀리 등을 돌리며 인기척을 감추는 동안 당신은 서서히 몸을 움직여 잠 .. 2007. 6. 10. 문태준, 누가 울고 간다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 2007. 6. 10. 최정례, 레바논 감정 레바논 감정 최정례 수박은 가게에 쌓여서도 익지요 익다 못해 늙지요 검은 줄무늬에 갇혀 수박은 속은 타서 붉고 씨는 검고 말은 안 하지요 결국 못하지요 그걸 레바논 감정이라 할까 봐요 나귀가 수박을 싣고 갔어요 방울을 절렁이며 타클라마칸 사막 오아시스 백양나무 가로수 사이로 거긴 아직도 .. 2007. 6. 10. 권경인, 나무 나무 권경인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야겠다 날 사랑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에게로 아니, 때로 사랑은 결정적인 순간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가르친 사람에게 가리라 가구가 되어도 좋고 장작이 되면 또 어떠리 여기 남아 거름이 되든가 어디론가 옮겨져 살게 되어도 상관 없으리라 불이 되고 위안.. 2007. 6. 10. 이전 1 ··· 157 158 159 160 161 162 163 ··· 1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