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668 윤병무, 청산도에 가면 청산도에 가면 윤병무 유채도 좋다던 청산도에 가면 수평선에 베여 다리 한쪽 잃은 물새가 있다는데 물새가 제 그림자로 먹을 갈아 파도를 다림질하는 어부의 조감도를 그려준다는데 이승을 건지는 어부 곁에서 봄 전어 두 마리만 받아먹고 염치를 저어 날아간다는데 새도 배도 외다리.. 2020. 3. 19. 송진권, 고소한 돈 고소한 돈 송진권 김밥집에서 김밥 먹고 만 원을 내니 김밥 썰던 아주머니가 김밥 썰다 말고 앞치마 주머니에서 거스름돈을 꺼내 주신다 돈에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참깨도 하나 묻어 있다 ---송진권, 정인하, 어떤 것, 문학동네 동시집 74, 문학동네(2019년 9월 27일)--- *난, 왜? 왜? 왜? 모든 .. 2020. 3. 10. 김현서, 여우 여우 김현서 우리 반에 여우가 산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 별의별 거짓으로 순진한 고라니를 뱀으로 멧돼지로 둔갑시켜 버리는 여우 하루 종일 남을 골려 먹고도 아닌 것처럼 뻔뻔스럽게 웃고 다니는 여우 볼수록 성질 뻗치게 하는 말이 통하지 않는 여우 처음엔 한 마리뿐이었는데 갈수.. 2020. 2. 4. 송찬호, 똥개 똥개 송찬호 개장수가 왔다 똥개를 찾았다 똥개는 목줄을 풀고 달개비꽃밭 속에 숨었다 한참 후에 할머니가 왔다 그 사람 갔다 이제 고만 나오거라 올해는 달개비꽃이 더 파래졌구나 앞으로 개장수 안 부를 테니 나랑 더 살아 보자 ---송찬호, 조승연, 여우와 포도, 문학동네 동시집 73, 문.. 2020. 1. 23. 이전 1 ··· 3 4 5 6 7 8 9 ··· 167 다음